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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캐디들 '한국선수 백 메고 싶어요'

지난 20일 끝난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4라운드 18번 홀(파5.498야드). 최나연(22)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고 역전 우승한 반면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보기를 한 탓에 2위로 밀려났다. 정반대 결과가 나온 데는 캐디의 역할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미야자토는 18번 홀에서 그린까지 210야드를 남겨 놓고 있었다. 미야자토는 두 번째 샷에 앞서 캐디에게 5번 우드를 달라고 했다. 2라운드 때 투 온을 시도하다 물에 빠진 적이 있었던 터라 캐디는 "아이언을 치라"고 권유했다. 그래도 미야자토는 "5번 우드를 달라"고 고집을 부렸다. 그러나 미야자토의 두 번째 샷은 워터해저드에 빠졌고 결국 보기를 범했다. 뒤따라오던 최나연은 같은 홀에서 193야드를 남기고 레스큐 클럽으로 그린 오른쪽 프린지에 공을 떨어뜨렸다. 세 번째 샷을 놓고 망설이던 최나연의 캐디 폴 푸스코(이탈리아)는 웨지가 아닌 퍼터를 잡으라고 조언했다. 비제이 싱의 캐디로 7승을 합작했던 푸스코는 우승을 눈앞에 둔 선수의 심리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푸스코는 "3퍼팅을 해도 연장전에 가면 된다. 너는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결국 최나연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LPGA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다. 이처럼 캐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유일한 동반자이자 조언자= 골프 대회에서 선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캐디다. 캐디의 능력에 따라 선수들의 성적도 큰 차이가 난다. 국내 선수들의 경우엔 대부분 아버지가 가방을 멘다. 하지만 LPGA투어에서는 전문 캐디들이 활동하고 있다. 캐디들은 가장 중요한 거리 계산에서부터 퍼팅 라인 코스 파악 등의 역할을 맡는다. 최나연은 "이전 캐디는 우승 경험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결정적인 순간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에비앙 매스터스에서 4홀을 남기고 4타 차 선두를 달리다 역전패당할 때도 그랬다. 경험이 풍부한 푸스코는 위기 상황에서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을 잡아라= 전문 캐디들 사이에 한국 선수들의 인기는 무척 높은 편이다. 주급은 비슷하지만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캐디들의 주급은 평균 1000달러(약 125만원) 정도. 톱클래스 캐디들은 1200~1300달러를 받는다. 폴라 크리머의 캐디 콜린 칸은 연봉제로 15만 달러를 받고 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별도다. 보통 우승시 10% 톱5 진입시 7% 예선 통과시 5%를 받는다. 숙박비와 이동 경비 등은 캐디 스스로 낸다. 그래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캐디들끼리 어울려서 자동차나 숙소를 빌리는 경우가 많다. 한국 선수들은 연습시간이 긴 것을 감안해 외국 선수들에 비해 주급을 100~200달러 정도 더 주는 편이다. 신지애의 아버지 신재섭(49)씨는 "퍼팅 라인을 잘 읽는 캐디가 있는가 하면 코스 파악을 잘하는 캐디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와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악역은 아버지의 몫= 캐디를 해고할 때는 2주 전에 통보하는 게 관례다. 하지만 외국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해고를 통보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선수들은 그동안 함께했던 캐디를 쉽게 해고하지 않는 편이다. 캐디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선수들의 아버지가 악역을 맡는다. 이에 비해 김인경은 캐디들 사이에서 '저승사자'로 통한다. 김인경은 캐디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그 자리에서 바로 해고해 버리기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한국 선수의 부모들은 대개 캐디를 가족처럼 여기며 식사와 숙박장소까지 챙겨준다. 캐디와 가끔 술잔을 기울이는 아버지들도 적지 않다. 시즌이 끝나면 또 총상금의 1% 정도를 보너스로 챙겨주기도 한다. ■전문 캐디들의 세계 -주급 : 평균 1000달러 정도. 톱클래스 1200~1300달러, 연봉제 캐디는 보통 15만 달러 -인센티브 : 우승시 10%, 톱5 진입시 7%, 예선 통과 5% -보너스 : 시즌 끝난 뒤 총상금의 1% 정도 -숙박?본인 부담 -교통비 : 미국을 포함해 캐나다?하와이?멕시코는 본인 해결, 유럽?한국 등에서 열리는 대회는 선수가 지원 -해고 통지 : 보통 2주 전(외국 선수들은 본인들이 직접, 한국 선수들은 주로 아버지들) 문승진 기자

2009-09-23

최나연 인터뷰 '우승 못한 저주, 이제 풀었죠'

오랜 기다림 끝에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나연은 우승없이 보냈던 세월을 '저주'라고 표현했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히 좌절하다 LPGA투어 55번째 대회에서 꿈에 그리던 우승을 차지했으니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을 법도 했다. 최나연은 중학교 3학년 때인 2003년 한국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2004년 ADT캡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선배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더욱이 최나연은 이 대회서 최고의 스타 박세리(31)를 제치고 정상에 오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2005년 프로로 전향한 뒤 한국 투어에서 3승을 거뒀다. 앳된 얼굴에 커다랗고 둥근 눈을 가진 최나연은 '얼짱 골퍼'라는 별명을 얻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07년 LPGA 투어 조건부 출전권을 받은 뒤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 언젠가 일을 낼 선수로 주목받았다. 매 대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뒤 최종 라운드서 맥없이 무너졌지만 실망하지 않았고 결국 결실을 맺었다. 최근에는 PGA투어에서 비제이 싱(피지)과 많은 우승을 합작했던 캐디 폴 푸스코와 새로 호흡을 맞췄다. 최나연은 "이전 캐디도 좋았지만 우승 경험이 있는 캐디가 필요했다"며 "새 캐디와는 네 번째 대회에서 우승했다. 고비 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첫 우승 뒤 동료들에게 맥주 세례를 받은 최나연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준 김송희(20)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비슷한 나이의 LPGA 투어 한국 군단 중에서 우승못한 선수는 자신과 김송희 뿐이었기 때문이다 . 최나연은 "송희에게 우승 못한 '저주' 내가 먼저 풀었으니 다음에는 네가 우승하라고 말해 줬다"며 웃었다.

2009-09-20

'얼짱' 최나연 생애 첫 우승···54전55기, 최종 18번홀 '극적 버디'

짜릿했다. 최나연이 대역전패 위기를 재역전승 드라마로 이끌어내며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최나연(21)은 20일 중앙일보와 중앙방송 IS일간플러스가 공동후원한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2.6721야드)에서 열린 이번 대회서 최나연은 위기를 잘 넘기며 미야자토 아이(일본)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LPGA에 조건부로 합류한 뒤 매 대회 우승권에 근접했지만 번번히 우승문턱에서 좌절했던 최나연은 톱랭커 20명만 출전한 '특급매치'에서 우승을 따내 무관의 설움을 훌훌 털어냈다. 최나연의 막판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3라운드에서 생애 최다인 9언더파 63타의 폭풍타를 휘두른 덕분에 최종 라운드를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나연은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4개를 기록했다. 2 4번홀 '징검다리 버디'에 이어 6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낼 때까지만 하더라도 순항이 계속됐다. 최나연은 그러나 압박감이 가중됐는지 9번홀(파5)에서 50㎝도 안 되는 파 퍼트를 놓치면서 급격히 흔들렸고 11번홀까지 3연속 보기를 범했다. 15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범해 그 사이 4언더파를 치며 추격한 미야자토에게 오히려 1타 차 역전까지 당했다. 승부의 추는 미야자토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대역전패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순간 미야자토가 18번홀(파5) 두 번째 샷을 물에 빠트리면서 역전 기회를 잡았다. 미야자토가 18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동타로 경기를 먼저 끝내자 최나연은 18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 프린지까지 보내며 대회 최종홀을 '우승버디'로 장식했다. 최나연과 함께 챔피언 조에서 4라운드를 치른 신지애는 최종합계 11언더파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2타를 잃은 신지애는 상금(160만5천 달러) 올해의 선수 루키상 부문에서 선두 자리를 단단히 굳혔다. 미야자토가 145만1천 달러로 상금 2위로 올라섰다. 원용석 기자

200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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